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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주간보호센터, 치매에 대해 모른다?

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는 올해 91세예요.

나이와 무관하게 제 눈에는 아직 갓 8학년이 되신 이쁘신 할머니죠.

 

이쁘신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계셔요.

혼자 밖으로 나가셔서 자주 길을 잃으세요.

가족들이 다 일을 하니, 낮에 밖에 따로 모시고 나갈 사람도 없이 집에 계셔야 되죠..

일반 사람뿐 아니라 치매를 걸리신 분들도 사람 간의 교류가 되게 중요해요.

예전에는 가끔 친구랑 전화통화도 하시더니만, 지금은 '전화 통화해서 뭐하니?'라고 하시며 안 하십니다..

아는 사람이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고, 친구의 필요성을 못 느끼실 수도 있죠..

 

고독하게 집에서만 지낸다면 치매 증상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주간에 돌보아주고 조금 더 전문적인 곳에 보내야겠다 해서 주간보호센터에 보내게 되었어요.

 

주간보호센터는 어린이들의 어린이집과 비슷하게 아침에 갔다가 프로그램 참여하고 오후에 돌아오는 시스템이에요

할머니는 처음에는 조금 서먹해하시더니, 며칠이 지난 뒤 매우 재밌어하시며 적응을 잘하셨어요.

 

 

 

 

저는 항상 할머니가 돌아오면

"오늘 학교(우리 가족끼리 주간보호센터를 다르게 부르는 말) 어땠어요?"라고 물어봐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학교에 가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다 온다"
"재미없다"
"안 간다"

라는 말씀을 반복하셨어요.

 

 

 

 

그래서 전화해서, "할머니가 요새 이렇게 ..... 말씀하신다."라고 말하니

돌아오는 말 "요새 할머니가 집에서 자기를 구박해서,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신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치매의 "치"자도 모르는 것 아닌가요?

제가 원하는 답은 이게 아니었어요.

"이것저것 활동도 하고 할머니도 열심히 참여하십니다.

치매의 특징상 잘 기억을 못 하시는 것뿐입니다"

 

치매의 주변 증상 중 하나가 남에게 피해의식 가지기인데, 질문한 우리에게 오히려 질문을 하는 이 이상한 상황은 뭐지?

 

치매의 기본적인 지식을 모르고 있고, 세심하게 보지 못 한다는 거에 대해 아쉬움이 컸어요.

 

모든 주간보호센터가 그렇진 않겠지만, 이제 막 수요가 늘어난 대한민국의 치매환자 케어 수준이 그저 낮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간단한 프로그램 몇 개 진행하는 현실이 아쉽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이 세상에서 적어도 80년을 열심히 고생하며 사신 분들에게,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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