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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치매를 왜 우습게 보세요?


예를 하나 들게요
어떤 사람이 몸살이 걸렸어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몸살의 증상은 군데군데 쑤시고, 아프고, 열이 펄펄 나고, 사지에 힘이 없다는 거예요. 
그럼 보통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게 되죠. 
병원에 갔다고 가정을 해요.
그럼 의사가 병에 대한 치료를 하지만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진통제도 같이 처방을 해줘요.
의사는 환자가 어디가 불편하고 힘든지 알아요

다른 예를들어볼게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을 치료할 때, 병리를 모르고는 치료할 수 없어요. 그러나 병리를 알고 치료하는 것 이상으로 장애인이 어떤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장애를 의학적으로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필요해요. 




사람은 비록 어려운 처지에 있더라도
자기가 인정받고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비록 바뀌지 않는 환경에 놓여 있다 해도..

 







저는요, 지금도 가장 후회하는 게 나의 친할아버지께 화를 냈던 일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왜냐하면 삼 남매를 키우기에 빠뜻하셨던 아버지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를 했어야 하셨지요.

우리 할아버지는 시간을 잘 지키시는 분이셨어요.
매일 새벽, 새벽기도는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고
매일 저녁 9시 뉴스 시작하기 5분 전에 항상 방에 불을 끄시고 잠자리에 드셨어요. 잠자리 들기 전에 한 가지 습관이 있으셨는데, 꼭 화장실을 다녀오셨어요. 철저하신 분이셨죠.

그런 나의 할아버지가 80세에 접어드시면서 치매 증상을 보이셨어요. 그리고 치매 증상이 심해지시면서 할아버지만의 증상이 나타났어요.
바로, 잠들기 전 화장실을 10번 정도 가시는 거예요.
왜냐고요? 갔다 오시는 것을 까먹어요. 화장실 다녀오시고 30초도 안돼서 방에서 다시나 와 화장실로 가세요..
화장실 갔다 오시는 것까지는 괜찮아요. 한 번 화장실 갔다 오시면 변기 주변이 난리가 난답니다..^^

매번 그러셔서 한 번은 도저히 이해가 안돼서, 할아버지에게 소리를 쳤어요. “할아버지! 방금 10초도 안돼서 화장실 갔다 왔는데, 또 가요?” “가지 마요! 들어가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화를 내셨어요. “왜! 왜! 내 마음대로도 못하나!” 할아버지의 큰 소리에 당황한 내가. 나도 모르게 더 큰소리로 “들어가요!!!!”라며 할아버지를 힘으로 저지했어요. 그 뒤에 한 두 마디 더 오갔는데,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결국 할아버지는 화장실을 가셨고 갔다 오고 나서, 화가 나있는 저에게 먼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말을 거시는 것을 보고는 방으로 가서 펑펑 울었어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많이 외치고 있어요. 과연 치매노인들의 인권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요? 요양병원에 가면 침대에 누워서 일주일에 한 번도 일어나 보지도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요즈음 애완용 개나 고양이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고, 좋은 것을 먹이고, 산책을 시키고..
과연, 좋은 대우를 받는 애완견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동물 비하 발언을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보는 걸까요?
우리가 치매노인들을 돌보는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나요?
가성비가 떨어지나요?

 

 

 

 

 

물질주의 눈에 보이는 것만 쫓는 현대 사람들이 많아져서, 정말 중요한 것,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어쩌면 버리고 사는 게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예요.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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